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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엔젤스에서 유니버설발레까지 산파 박보희이사장 타계

선화예술중고, 미국과 국내 신문 설립 등 교육, 언론계에도 큰 영향

등록일 2019년01월14일 04시18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한국 예술, 교육계의 국제화부문과 국가 브랜드 분야에서 숨은 공로자이자 산증인인 박보희 전 유니버설문화재단이사장이 타계했다.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예술감독의 부친이기도 한 박보희선생은 1월 12일 토요일 아침7시반 향년 90세로 영면했다.

 

서울 아산병원, 30호실. 운명을 달리해 빈소가 열린 그의 영정 앞에서 잠시 그가 숨가쁘게 활동하던 해외풍경들이 그려졌다.

한국 문화계와 외교사, 언론계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선을 박 옹의 90세 인생은 무엇을 얻고자함이었던가? 라는 의문과 그에 따라 자연스레 되짚어 본 격랑의 한국사는 그와 더불어 진행되었음이 머릿속에 그림처럼 지나갔다. 이는 곧 한국문화와 예술의 긍지였음도 같이 느끼게 된다.

 

고인은 문선명선생을 만나 문화, 예술, 외교, 종교를 통한 섭리사 역할을 맡으며 정치적인 역량도 함게 보여주었다. 당대에는 논란이 되었던 사건들도 후세에서 그가 기울인 당시 노력들이 상당한 선도적 입장이었으며 치밀한 주권회복과 고집의 산물임을 알게된다. 특히 국가를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임하게 된 사건들임을 알게 하는 여러 가지 흔적들과 증언이 존재한다.

특히 문화예술계에는 고인이 남긴 견고한 무늬들이 많다. 이는 그가 작고하기 전까지 기울여 만든 국내외 문화, 예술, 교육, 외교, 종교적 성과를 얻기 위하여 기울인 엄청난 노력의 결과물임을 증명한다. 그 하나 하나의 결과를 이루기 위한 과정들은 드라마틱한 한 편의 영화라고 예술 및 정치 평론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러한 평가는 고인이 보여준 당시 시대상이 요구한 구국의 예단성과 결단에 따른 성과의 가치를 보여준다. 특히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인정받고 존경의 대상으로 회자 된 이유를 설명하는 역사의 흐름과 맞닿은 기록들이다. 이는 강한 신념을 가진 이들만이 보여준 인내와 불가능을 가능성으로 만든 필연적 노력들이 존재하게 되는 어떤 열정과 용기가 만들어 낸 것이다.

 

1930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고(故)박보희의 열정과 용기는 아산병원을 찾은 조문객을 만나고 파주의 장지로 향한다. 이 모습은 마치 병구를 이어나가면서도 ‘유니버설’과 ‘리틀앤젤스’의 이름을 끝내 끌어안은 고인의 모습을 다시 상기 시킨다. 두 브랜드의 명예 이사장을 끝내 옹위하며 ‘소중한 무엇’인가를 지키려던 던 그의 진지함과 닮았기 때문이다. 처음과 끝이 한결 같았던 평소의 고집이 철학으로 굳어진 것처럼 그의 평생의 운명도 올곧은 방향으로 흐르며 숙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소신은 고난과 그것의 극복으로 점철되었다. 아내(윤기숙 여사)가 성화한 2018년 10월 14일(8월 28일 천력)이후에도 수개월 전 먼저 앞서 간 아내와 남은 가족의 평화와 협력을위하여 가평의 병상에서도 안타까운 정성을 보인 일화들은 고인의 인간적 진면목을 보인다.

특히 먼저 간 문선명, 한학자 등 자신이 모셨던 분들에 대해서는 노구를 이끌고 마지막까지 그들이 가는 길을 전송했던 ‘의리’도 같이 전해진다.

2000년대 중반 옥고를 치르면서도 그가 몸담고 위하던 조직에는 폐를 끼치지 않으려 배려하고 노력한 고행의 실천 등은 유명하다.


 

1950년 육군사관학교를 입교하자 말자 터진 한국전쟁으로 참전한 그는 1972년 문선명 특별 보좌역을 겸한 통역사의 신분으로 세계평화통일 가정협에 몸을 담게 된다.

1982년 미국의 워싱턴 타임스 초대 사장에 이어 회장을 역임하게 되고 국내에서도 세계일보 사장을 맡게 된 데에는 신뢰성과 언론을 대하는 그의 소신이 보여진 결과다. 저서 『나의 자랑스러운 한국인』에서 문화와 능력이 출중한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크게 홍보하려 했다. 그리고 한국인들의 포부가 널리 알려지도록 방안을 만드는 아이디어와 시도를 차례대로 해낸 역량은 높이 평가받는다.

청심 학원 재단, 전 리틀앤젤스 예술단(현재 유니버설발레단)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 그로부터 비롯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문화예술이 필요하다’라는 원론적 이론을 떠나서 실제 한국과 서양의 고전이 만나는 지점을 눈여겨보고 직접 대본을 쓴 <춘향>작품 콘텐츠에서 그 접점을 찾을 수 있다.

2018년 서울시로부터 받은 ‘올해의 안무상’ 유병헌과 배정혜 연출, 의상에 이정우를 발탁하고 케빈 비버작곡으로 고양 아람누리에서 초연했다. 이를 2018년 6월 9일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에서 표트르 차이콥스키 곡을 후미오 모토야마의 편곡으로 바꿔서 공연후 콜롬비아를 비롯한 세계 투어 모델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기염은 익히 리틀앤젤스단과 학원 사업과도 깊이 연관이 된다. 1970년대 10여 년을 대한민국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는 문화 친선 사절단 역할을 대신했다. 그 뿌리가 선화예술학교, 선화예술 중·고등학교를 만들면서 2006년 10월 유니버설아트센터의 재개관으로 이어졌다. 리틀앤젤스 예술회관의 모델은 유럽식과 러시아를 연결한 고전 및 서정적 발레를 해결할 수 있는 예술학교로서의 기능을 접목한 것이다.

 

고인은 음악 분야나 무용공연 분야에서 혁혁한 한국의 전통을 세울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 평화의 사도로 불렸던 리틀엔젤스 예술단 창단과 10여 년간의 세계 순회공연 이후 1984년 유니버설 발레단을 만들었다. 이는 통일가(家)와 대한민국의 국호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국격(國格)이라는 단어 뒤에는 예술계의 존재가 중요한 지점이 됨을 자각하는 인식이 뒤따르게 만들었다. 이러한 국격을 드높인 문화예술단체와 기관의 설립은 바로 고 박보희 선생의 집념이 일궈낸 것이다.

한국문화예술계의 독자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러한 터전을 만든 고인의 타계는 한국 문화계와 언론계의 매우 큰 손실이다. 손실이라는 측면에는 역사의 기록이 전하는 그의 상훈이 대변해준다. 1953년 박보희, 윤기숙 여사의 결혼 이후 내조와 외조가 같이 일구어낸 평생의 상훈은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의 조화만큼이나 다양하고 풍성했다.

전쟁 중이던 1951년 8월 무궁화훈장을 시작으로 1953년 6월 화랑 무공 훈장, 1957년 7월 육군보병학교장 표창, 1959년 5월 주한 미 군 사 고문단장표창, 1960년 1월 국방부 장관 표창, 1963년 9월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 감사장, 10월 국무총리 표창 등이 전쟁과 군사적 장교로서 받은 공훈에 해당한다.

1965년 9월 전 미국 대통령 트루먼과 전 미국 대통령 아이젠하워의 감사장을 나란히 받게 됨으로서 외교적 측면에서의 능력이 증빙이 되었다. 또 1970년 12월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클럽 감사장과 이듬해 1월 닉슨의 감사장, 19 71년 2월 국민 훈장 동백장, 11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감사장을 연거푸 받는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다. 1991년 미국 경영자 모임에서는 올해의 인물로 선발, 1992년 중남미 통합 기구에서 자유와 통일 대십자 훈장을 수여받았다. 2002년 5월 국민 훈장인 은관문화훈장을 받기까지 전쟁의 빈곤을 이겨내고자 노력한 그의 노력이 보상받은 것이다.


 

전쟁 이후 고아가 득실거리는 나라의 어린이들을 예술과 더벌어 성장한 건강미 넘치는 ‘리틀엔젤스 예술단’으로 승화시키고 오대양 육대주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글자그대로 평화의 천사로 대한민국의 재건 발전과 밝은 모습을 보이려 애썼다.

특히 냉전 시대의 모스크바 및 북한의 평양 공연과 북한 청소년예술단의 한국 방문 등을 이끌어내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소녀 민속무용단을 꾸미는 등 세계적인 무대로 거듭나는 선구자적 뿌리 역할을 해냈다. 고르바초프와 김일성 주석을 만나게 만든 막후의 일화는 후일 역사의 흐름에도 상당한 논의를 뜨겁게 가져왔다. 또한 1978년 미국에서 ‘박동선 코리아 게이트’ 사건이 일어났을 때 미 하원 국제 관계 소위원회 (프레이저 위원회)에 출두 해 해외거주 한국인과 동포들의 억울함을 대변하며 전 국민의 격려를 받는 계기가 되었다. 이때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는 별칭도 얻게 되었다.

 

서양 예술로만 치부되던 발레를 한국으로 옮기고 그리고 미국, 유럽, 일본 등으로 역으로 공연을 떠나던 모습은 오늘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재평가 될 가능성이 크다. 즉 한류가수들과 클래식 음악인들, 무용인들의 글로벌 국제활동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교육의 예술적 가치를 더하고 공연과 연주를 통한 국가브랜드를 널리 계양 시킨 면모와 언론을 통한 홍보와 이미지 개선은 당시로서는 뛰어난 구국적 행위들로 재발견 될 것이다.


 

1월 15일 파주로 향하는 고인의 발인에는 박준선과 문훈숙 등의 유족이 따른다.

 

<강익모- 에이스ACE 컬럼니스트, 공연예술평론가, 서울디지털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강익모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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