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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S시어터 개관 기념작 <사막 속 흰개미>

극장의 기능과 연극의 시대적 기능 보여준 작품

등록일 2018년11월14일 05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세종s시어터 개관과 개관기념연극 <사막속 흰개미>

 

세종의 첫 머리 글자를 영어로 읽어도 S, 우리말로 읽어도 ㅅ 발음이 닮은 듯 들려온다. 아마도 세종대왕이 글자와 말의 상관관계를 익히 파악하고 관심을 가진 탓에 세종문화회관의 새로운 가변형극장 세종문화회관 내 S시어터 개관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듣자마자 이 글자와 음가의 우연한 조우가 먼저 생각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선 328석 규모의 블랙박스 공연장으로 불리우는 S시어터는 전문 공연장에 대한 요구도가 높아짐에 따라 블랙박스 형태의 극장이 필요함을 고민한 결과로 생겨난 것일 것이다. 세종의 대왕이라는 수식어처럼 문화공간으로써의 세종문화회관은 국내 가장 큰 규모인 3,022석의 대극장과 609석의 M씨어터를 순차적으로 개관하고 리모델링을 거쳐왔지만 다양한 공연들을 모두 소화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공간이 가지는 우선적 환경에 익숙하다보니 40년에 이른 시간이 흘렀다. 불혹을 맞은 세종문화회관의 위상에 걸맞게 무엇인가 변화가 필요하였다. 그러한 고민들의 결과로 세종S씨어터 개관은 의미를 갖는다. 2016년에 약 75억여원의 공사비를 들여 시작한 S시어터는 대중소의 한자음가를 모두 구별짓는 역할을 감당하며 그 크기가 갖는 역할도 담보해내게 되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과 중(M), 소(S)시어터로 국립극장의 해달별에 비견되는 대중적 실용성을 극장명에 담았다. 이름은 차후 고민하고 필요시 개명하면 될 것이고 그 기능 역시 변형가능한 것이면 더 좋을 것이다. 특히 실험적 예술이나 융복합적 퍼포먼스가 공존하는 극장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게 되어 반가운 마음이다.

 

무대와 객석의 벽을 허물어 국립극단의 가변형극장과 우란예술재단의 공연장,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 홍익대 대학로 소극장, 남산드라마센터 등이 보이는 연출자의 의도에 따라 무대 형태를 가변형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게 ·완공하였다. 공연가능한 장르도 기존형태의 연극외에도 콘템포러리 무용, 퍼포먼스, 전통개념의 공연 등 다용도로 소화 할 수 있게 창작자와 관객의 거리를 좁혀 놓았다. 몰입도와 간접경험의 체득을 통해 관객은 공연 이상의 특별함을 경험 할 것이다.

 

개막 첫 기념공연인 <사막속의 흰개미>는 이러한 무대의 덕을 톡톡히 보았고 이를 통하여 더 나은 무대와 작품이 진행형으로 될 수 있는 계기를 불렀다. 예를 들어보자. <사막속 흰개미>는 박상봉 무대 디자이너의 깊은 고민이 묻어났다. 에밀리아 피셔의 한국어와 외국어가 섞인 유창한 발음이 신분을 노출하고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게 하는 데에도 이 무대와 스탭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필요했다. 에밀리아가 든 장비를 준비한 소품정윤정의 리얼리티가 대표적이다. 관객이 그맇게도 가까이서 소품의 상표와 바늘 게이지 움직임을 볼 수 있다는 데에 착안하였을 것이다.

 

텐션와이어그리드를 활용한 나무그림자나 솟을 대문의 위용, 바닥의 그림들을 만들어 낸 배준호, 장지승의 계산된 측정과 그에 맞는 영상삽입이 기억에 남는다. 체인 호이스트, 플라이 셋 배턴 시스템 역시 적잘하게 활용되어 장경숙의 분장을 더 돋보이게 하였다. 향후 작품의 성격에 따라 하부 리프트 시스템을 활용하여 입체적 무대 선보이기가 가능할 것이다. 프로시니엄, 아레나, 돌출형 등 다양한 무대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은 창작자의 상상력과 관객이 느끼는 리얼리티를 더욱 극대화한다. 389명의 직원들이 투표하여 만든 세종의 상징적 음가를 연상시키는 Special, Space, Story의 의미를 담고 있는 <세종S씨어터>가 공모작으로 뽑힌 것 역시 다수의 고민이 응축된 결과이다.

 


 

 

그간 세종S씨어터의 개관 이후 10월 18일부터 뮤지컬 음악감독 원미솔, 이성준, 뮤지컬 연출가 왕용범이 만들어 낸 ‘두 가지의 다른 색의 연주’ <이색락주 二色樂奏>가 시험적 소리무대를 단련시켰다. 이어 재즈 색소포니스트 손성제의 The Near East Quartet이 재즈콘서트의 가능성을 시험하였다. 또한 세종문화회관, 국립현대무용단, 벨기에 리에주극장이 공동으로 기획·제작하는 현대무용 <나티보스>가 공연되어 가변형 무대의 기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장르변화에 순기능을 검토하였다.

 

그리고 창작공모를 통해 당선된 서울시극단의 <사막속의 흰개미>를 무대에 올리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하여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세종S씨어터의 개관은 변화의 마무리가 아닌 시작을 의미한다. 대형 공연과 실험적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극장의 기능을 점검하고 다양한 볼거리와 세련된 리얼리티를 선보인 <사막속 흰개미>는 입양아를 강조하지 않고서도 입양아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성하고 오랫동안 그 사실을 못 본 듯 집단 최면을 걸어온 우리사회의 편협 되고 자기중심의 시각을 종교적 문제와 인간의 탐욕, 회피를 통하여 사고하게 하는 연극이다. 한옥 고택은 그야말로 우리의 전통과 기존의 답습을 강조하고 이곳에 보이지 않는 흰개미의 습격으로 인한 황폐화와 무너짐의 공포는 <유령>의 헨릭 입센이나 스트린드 베리의 불안감을 다시 상기시키는데 아주 비슷한 분위기와 향기를 만들어냈다.

 

출연배우나 관객이나 생각을 하면서 역지;사지의 기분으로 공연에 몰입하도록 유도하는데에는 무대와 영상, 의상, 분장, 연기자의 생생한 자기역할, 이 모든 것들이 무책임과 먹고 사는 것이 우선인 현실주의와 도피, 회피와 힐난 등을 통하여 새로운 철학과 주체가 필요한 시기임을 역설한다. 그리고 강조되는 종교를 통하여 그들이 주장하는 하늘의 뜻이자 하나뿐인 신이 바라는 바를 다시 상기시킨다. 즉 진정한 내려놓음이 무엇인지, 자신만의 철학으로 가늠한 잣대를 휘두르며 지탱한 사상누각이 시간이 지나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쉽게 보여준다. 보이지 않는 모래 속 개미를 소리와 공포감, 연상되는 입소문을 총 동원하여 현존시키는 것이다. 모든 것을 사막처럼 만들어버리는 개미를 통하여 전해오는 신의 또 다른 계시를 체화시켜주는 것이다.


 

인간의 자신의 잣대와 혀로 시간을 지탱하는 사이 자연에서부터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낯선 현상들은 지난 여름, 그리고 이번 겨울에도 혹독하게 우리는 겪고 느끼게 될 것이다. 내년쯤이면 지구전체의 저 밑바닥에 흰개미가 지표를 향하여 올라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인가?

 

<강익모 ace에이스 컬럼니스트, 공연예술평론가, 서울디지털대학교 문화예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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